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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행동 경제학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옳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특정 상황에서는 올바른 선택을 기꺼이 버리고 심지어 본인에게 피해가 되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우리가 비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는지 알아보고 우리 의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경제학은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심리학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내리는 선택에 관해 연구합니다.

경제학과 심리학은 서로 다른 영역의 연구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르게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의 연구 성과를 경제 현상에 적용한 행동 경제학 분야가 나타났습니다.

심리 상태를 파악하여 어떻게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것이 행동 경제학입니다.

1) 공평성

최후통첩 게임이라고 불리는 실험이 있습니다.

서로 잘 모르는 두 지원자에게 이 게임을 통해 100만 원의 상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먼저 동전을 던져 선수 A와 B를 결정합니다.

선수 A는 100만 원의 현금을 자기 몫과 상대방 몫으로 나누는 일을 합니다.

선수 A가 각각의 몫을 나누어 상대방에게 제안하면 선수 B는 이것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선수 B가 제안을 받아들이면 두 선수는 나눠진 몫대로 받습니다.

선수 B가 제안을 거부하면 두 선수는 아무것도 받을 수 없습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게임은 끝납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만약 우리가 선수 A라면 100만 원을 어떻게 나눌까요?

만약 우리가 선수 B라면 어떤 제안을 받아들일까요?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에서는 사람들이 합리적이며 부(wealth)를 극대화한다고 가정합니다.

이 가정대로라면 선수 A는 자신이 99만 원을 가지고 상대방에게는 1만 원을 가질 것을 제안할 것이고

선수 B는 당연히 받아 들어야 합니다. 

선수 B는 선수 A가 어떤 금액을 제시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합니다.

선수 A는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1만 원 이상을 제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최후통첩 게임을 실험한 결과는 경제학 이론이 예측한 것과 달랐습니다.

선수 B 역할을 한 사람들 대부분이 1만 원이다 더 적은 금액을 주는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선수 A도 이를 알고 1만 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대체로 상대방에게 30~ 40만 원을 제시하고 자신에게 더 많은 몫을 배분했을 때 선수 B가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행동을 "사람들이 어떤 형태의 공평성(fairness) 개념에 좌우된다"라고 해석합니다.

인간은 상대방의 제안이 불공정하다는 느낌이 들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상대방에게 보복하고 싶다는 감정의 지배를  받습니다.

99:1로 나누는 제안은 너무나 불공평하기 때문에 그것이 설령 자기에게 손해일지라도 그 제안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70:30 분할은 여전히 불공평하지만 그렇게 심하게 불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공평성 불공평성
행동 경제학

2) 비합리성

허버트 사이먼은 경제학과 심리학의 경계선에서 인간의 행동을 연구한 최초의 사회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합리적인 극대화 추구자가 아니라 만족 추구자로 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항상 최선의 선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좋은 선택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논리로 인간의 행동은 "거의 합리적" 이거나 "제한된 합리성"을 나타낸다고 보는 경제학자들도 있습니다.

인간이 의사결정을 할 때 저지르는 실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소수의 직접 경험에 너무 큰 비중을 둔다

당신이 기아차 스포티지를 구입하려고 가정해 봅니다.

그 차종의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해 소비자 정보지를 읽을 것입니다.

그 정보지는 기아차의 자동차를 소유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스포티지를 소유한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그 친구는 당신에게 그 차는 엉터리 차라고 말합니다.

이 경우 당신은 친구의 견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합리적이라면 그 친구의 견해는 설문 표본이 1000명에서 1001명으로 증가했을 뿐이고, 추가된 한 친구의 의견은 특별히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의견은 당신에게 직접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친구의 의견에 불필요하게 큰 비중을 두려고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잘 바꾸지 않는다

사람들은 일어난 현상을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설문 대상자들에게 사형제도가 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읽고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그 보고서를 읽은 후 사형제도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가 옳았음을 확인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사형제도를 반대하던 사람들 역시 자신의 견해가 옳았음을 확신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두 그룹의 응답자들은 똑같은 연구보고서를 정확히 반대로 해석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과신한다.

사람들에게 북미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의 높이와 같이 어떤 숫자를 알아맞혀야 하는 질문을 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때 하나의 숫자를 답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90%의 확률로 정답이 포함된 구간을 제시해야 한다고 합시다

심리학 연구에서 실험한 결과, 사람들은 대부분 너무 좁은 구간으로 답을 제출했습니다. 확률이 90%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능력을 지나치게 신뢰한다는 것입니다.

3) 비일관성

밀린 숙제하기, 방 청소하기, 빨래하기처럼 하기 싫은 일을 꼭 해야 한다고 가정해 봅니다.

 

A 질문

(1) 지금 당장 50분 동안 이 일을 한다 

(2) 내일 60분 동안 이 일을 한다

 

B 질문

(1) 60일 후 50분 동안 이 일을 한다.

(2) 61일 후 60분 동안 이 일을 한다.

 

A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이 2번을 선택했고 B 질문에서는 1번을 많이 선택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할 때 그 일을 미루려고 합니다.

B 질문에 1번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60일이 지난 뒤 A 질문을 받는다면 A 질문의 2번을 선택할 것입니다.

이것은 최초 B 질문에서 선택했던 1번이 아니라 2번이 되는 것입니다.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선택이 바뀌게 된 것인데 이것을 시간적 비일관성 현상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과의 약속을 여러 번 합니다. 그러나 잘 지키지 못합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맛있는 BBQ 광고를 보는 순간 결심은 무너지고 다이어트의 시작을 내일로 미루게 됩니다.

금주를 결심하지만 시원한 맥주가 보이는 금주의 결심이 무너집니다.

이 모든 즉각적인 쾌락을 위해 자신과 맺은 약속을 저버리는 경우입니다.

 

사람들 행동에서 이러한 시간적 비일관성 현상이 주는 시사점은 우리의 결심이 변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미래 선택을 바꾸지 않도록 구속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축을 하려는 사람은 월급이 들어오면 소비하기 전에 자동으로 저축통장으로 빠져나가게 하는 것처럼 묶어 두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상으로 심리학을 경제 현상에 적용한 행동 경제학의 기본 이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것 같은 인간이지만 스스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내가 내리는 선택이나 판단이 비합리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면 한 번 더 생각하여 더 좋은 선택을 하실 수 있습니다.